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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초등 1학년 수학, 문제집보다 먼저 시킨 것 3가지 (식탁에서 한 놀이)

7월 08, 2026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겨울, 저는 서점에서 1학년 수학 문제집을 세 권 샀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면 안 된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문제집을 모두 덮었습니다.

아이는 연필을 잡기 싫어했고, 저는 계획한 분량을 채우지 못할 때마다 조급해졌습니다. 나중에는 수학 문제집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아이 표정이 굳었습니다. 그때부터 진도를 나가는 대신, 숫자를 실제 물건과 연결하는 활동부터 다시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글은 문제집을 잠시 내려놓고 약 3개월 동안 식탁과 일상에서 해본 세 가지 수 놀이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현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이 글은 입학 전 겨울부터 1학년 초까지 직접 해본 활동을 당시 기억과 이후 학습 과정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문제집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저희 아이에게는 시작 순서를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됐다는 경험담입니다.

입학 전 아이와 해본 활동을 세 가지로 정리한 요약 이미지입니다.

문제집이 나쁜 것이 아니라 시작이 너무 빨랐습니다

당시 아이는 물건을 하나씩 세는 것은 할 수 있었지만, 실제 물건의 개수와 종이에 적힌 숫자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지는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귤 다섯 개를 세면서도 문제집에 적힌 숫자 5는 별개의 기호처럼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숫자를 반복해서 쓰고 식을 풀게 하니 아이에게 수학은 의미를 이해하는 활동이 아니라, 정해진 모양을 쓰는 숙제가 됐습니다.

문제집의 난이도보다 제가 아이의 준비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문제집을 버리거나 새 교재를 사는 대신, 한동안 연필 없이 할 수 있는 활동을 먼저 해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는 식구 수만큼 수저를 놓는 일이었습니다

밥상을 차릴 때 수저 놓는 일을 아이에게 맡겼습니다. 처음에는 “우리 식구 수만큼 수저를 놓아줘”라고 했습니다. 익숙해진 다음에는 “숟가락은 모두 몇 개가 필요할까?”, “젓가락은 몇 짝이 필요할까?”처럼 질문을 조금씩 바꿨습니다.

간식을 먹을 때는 귤이나 과자를 가족 수에 맞춰 나눠보게 했습니다. 세 사람이 똑같이 나누려면 한 사람에게 몇 개씩 주어야 하는지 아이가 직접 옮겨보게 했습니다.

이때 나눗셈 기호나 계산 방법을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똑같이 나누는 경험을 먼저 해본 것이고, 이후 학년에서 나눗셈을 배울 때 연결될 수 있는 기초 활동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어느 접시에 더 많은지 말해보는 놀이였습니다

두 접시에 간식을 다른 개수로 놓고 “어느 쪽이 더 많아?”라고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눈으로 보고 더 많아 보이는 쪽을 골랐습니다. 그다음에는 직접 세어보게 했습니다.

비교하는 것이 익숙해진 뒤에는 질문을 “어느 쪽이 몇 개 더 많을까?”로 바꿨습니다. 단순히 많고 적은 것을 고르는 것과 두 수의 차이를 찾는 것은 달랐습니다. 아이는 처음에 큰 수만 말했지만, 물건을 한 개씩 짝지어 놓으면서 남는 개수를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활동을 할 때 ‘뺄셈 공부’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1학년 교과서를 보면서, 식탁에서 물건을 짝지어 비교한 경험이 뺄셈 문장제를 이해하는 과정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세 번째는 10칸을 채우고 비우는 놀이였습니다

집에 있던 10칸짜리 계란판과 바둑돌을 사용했습니다. 계란판에 바둑돌 7개를 넣고 “몇 개를 더 넣으면 열 칸이 모두 찰까?”라고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빈칸을 하나씩 세었습니다. 같은 활동을 반복하면서 7을 보면 3, 6을 보면 4를 떠올리는 경우가 조금씩 늘었습니다. 계란판이 없을 때는 손가락을 사용했습니다. 제가 손가락 6개를 펴면 아이가 나머지 4개를 펴서 10을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활동은 10을 두 수로 나누어 보는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2학년이 되어 받아올림 덧셈을 연습할 때, 10을 만드는 과정 자체는 낯설어하지 않았습니다.

별도의 교구를 구입하지 않고 집에 있던 물건으로 진행한 활동입니다.

놀이도 공부처럼 시키면 아이가 싫어했습니다

이 활동들을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간식을 먹고 싶어 하지 않거나 질문에 대답하기 싫어하는 날에는 그냥 넘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놀이를 시작해놓고 제가 정답을 확인하거나 틀린 답을 바로 고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금방 공부라고 눈치챘습니다. 이후에는 틀렸을 때 정답을 말해주기보다 물건을 직접 옮겨보게 하고, 아이가 흥미를 잃으면 그 자리에서 끝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매일 빠짐없이 하는 것보다 수학 때문에 다시 다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3개월 뒤 문제집을 다시 펼쳐봤습니다

생활 속 활동을 약 3개월 한 뒤, 미뤄뒀던 문제집을 다시 꺼냈습니다. 아이는 문제집에 나온 물건 그림을 보면서 “우리가 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바로 잘 푼 것은 아니었습니다. 숫자를 쓰기 싫어하는 모습도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다만 문제에 나온 그림과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는 시간은 처음보다 짧아졌습니다.

문제집은 하루 두 쪽 정도만 진행했습니다. 계획한 진도를 따라가기보다 아이가 숫자를 실제 양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했습니다. 정확한 검사나 점수로 전후를 비교한 것은 아니므로, 세 가지 놀이만으로 학습 능력이 향상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3학년이 된 뒤에도 남아 있는 원칙

아이가 3학년이 된 지금은 문제집도 사용하고 연산 연습도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에서 막힐 때는 다시 물건이나 그림으로 돌아갑니다.

2학년 때 받아내림 오답을 분석했을 때도 십 하나를 일 열 개로 바꾸는 모습을 바둑돌로 확인했습니다. 입학 전에 했던 10 만들기 활동과 완전히 별개의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문제집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잘 맞는 아이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희 아이처럼 문제집을 펼치는 것부터 거부하거나 숫자를 실제 개수와 연결하지 못한다면, 진도를 잠시 늦추고 식탁 위 물건으로 수를 만져보는 방법도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