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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긴 수학 문장제 앞에서 시작 못 하는 아이, 숫자를 작게 바꿔봤습니다

8월 04, 2026

연산 문제는 곧잘 풀던 아이가 문제집 뒤쪽의 긴 문장제만 나오면 손을 놓았습니다. 얼마 전에도 풀이 칸 두 줄이 그대로 비어 있었습니다.

왜 풀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아이가 말했습니다.

“너무 길어서 뭘 물어보는지 모르겠어.”

문제 앞에 앉아 있던 시간은 5분도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문제를 견디는 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다시 문제를 보니 계산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긴 문장을 어떤 계산으로 바꿔야 하는지 몰라 시작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문장제에서 막히면 숫자를 작게 바꿔 같은 상황을 먼저 생각해보고, 문제에서 주어진 것과 구해야 하는 것에 표시하게 했습니다. 이 글은 그 방법을 2주 동안 사용해본 기록입니다.

나눗셈은 할 수 있는데 식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비워둔 문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길이가 89cm인 끈을 8cm씩 잘라 리본을 만들려고 합니다. 리본을 몇 개 만들 수 있고, 남는 끈은 몇 cm입니까?”

아이는 비슷한 난도의 나눗셈 계산을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서는 89÷8이라는 식을 쓰지 못했습니다.

문장을 함께 읽어보니 89와 8이라는 숫자는 찾았지만, 왜 나눗셈을 해야 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긴 끈에서 8cm짜리 리본이 몇 개 나오는지를 구하는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계산 단계에서 막힌 것이 아니라, 문장 속 상황을 계산식으로 바꾸는 단계에서 멈춘 문제였습니다.

같은 상황을 작은 숫자로 바꿔봤습니다

문제집을 잠시 덮고 제가 물었습니다.

“20cm짜리 끈을 8cm씩 자르면 몇 개가 나오고 얼마나 남을까?”

아이는 8cm짜리 두 개가 나오고 4cm가 남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계산한 것인지 물으니 나눗셈이라고 했습니다.

그다음 원래 문제로 돌아가 “89cm짜리 끈도 같은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그제야 89÷8을 적고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숫자가 작아지자 20cm 끈에서 8cm를 두 번 잘라내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작은 숫자로 문제의 상황을 이해한 뒤, 같은 관계를 원래 숫자에 적용한 것입니다.

숫자를 바꿀 때는 문제의 성격이 달라지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나머지를 구하는 문제라면 작은 숫자로 바꾼 문제에도 나머지가 생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8은 나머지가 있지만 16÷8은 나머지가 없기 때문에, 원래 문제의 ‘남는 끈’을 이해하는 예시로는 맞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것과 구해야 하는 것에 표시했습니다

숫자를 바꿔주는 방법은 제가 옆에 있어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혼자 문제를 읽을 때도 시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문장에서 주어진 것과 구해야 하는 것에 서로 다른 표시를 하게 했습니다.

끈 문제에서는 ‘89cm인 끈’과 ‘8cm씩’이 주어진 내용입니다. ‘리본 몇 개’와 ‘남는 끈 몇 cm’는 구해야 하는 내용입니다.

표시한 뒤에는 바로 식을 묻지 않고 다음과 같이 확인했습니다.

“전체 끈은 얼마야?”
“한 개를 만들 때 몇 cm가 필요해?”
“몇 개가 나오는지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숫자 두 개만 보고 계산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양을 같은 크기로 나누는 상황이라는 것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구해야 하는 내용에도 표시하니 답을 하나만 쓰고 끝내는 실수도 줄었습니다. 이 문제에서는 리본의 개수와 남는 끈의 길이를 모두 답해야 합니다. 아이가 한 가지 답만 썼을 때 표시된 다른 질문을 보고 빠진 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주 뒤에는 긴 문제를 읽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2주 정도 지나자 긴 문제가 나오면 아이가 주어진 숫자와 구해야 하는 내용부터 표시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전처럼 문제를 보자마자 손을 놓는 횟수도 줄었습니다.

숫자를 작게 바꾸는 일은 아직 혼자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숫자를 작게 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라고 물어야 시작했습니다. 문장이 여러 줄이고 조건이 많으면 여전히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문제를 읽기 전에 모른다고 하던 시기와 겉으로는 비슷하지만 멈추는 지점은 달랐습니다. 그때는 문제를 읽기 전에 저부터 불렀고, 이번에는 문제를 읽었지만 문장을 계산으로 바꾸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다리라는 말보다 문제의 숫자를 작게 바꾸고, 문장에서 주어진 것과 구해야 하는 것을 나누는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어려운 문제에 통하는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숫자를 작게 바꾸는 방법은 계산 구조는 알지만 큰 숫자나 긴 문장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때 도움이 됐습니다. 필요한 개념 자체를 모르는 문제는 숫자를 줄여도 풀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는 관련 개념을 다시 설명해야 했습니다.

도형의 규칙 찾기나 여러 조건을 동시에 비교해야 하는 문제처럼 숫자의 크기가 핵심이 아닌 경우에도 이 방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문장을 한 줄씩 나눠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다른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사고력 문제집을 추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풀던 문제집에서 비워둔 문제를 다시 꺼내 시작하는 방법부터 연습했습니다. 문제 수를 늘리는 것보다 한 문제를 어떻게 시작하는지 익히는 것이 저희 아이에게는 먼저였습니다.

마무리

아이가 긴 문장제 앞에서 손을 놓았을 때 처음에는 끈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계산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어떤 계산으로 바꿔야 할지 몰라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같은 상황을 작은 숫자로 바꿔보고, 주어진 것과 구해야 하는 것에 표시했습니다. 그 뒤 아이가 모든 문제를 혼자 풀게 된 것은 아니지만, 긴 문제를 어디서부터 읽어야 하는지는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연산은 할 수 있는데 문장제에서 식을 세우지 못한다면, 답이나 계산식을 먼저 알려주기 전에 같은 상황을 작은 숫자로 바꿔 물어볼 수 있습니다. 작은 문제에서 어떤 계산을 했는지 아이가 설명할 수 있다면, 그 구조를 원래 문제로 다시 가져오는 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