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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곱셈은 되는데 나눗셈이 안 되는 아이, 구구단을 거꾸로 쓰게 했습니다

7월 25, 2026

3학년 1학기에 나눗셈이 처음 나왔을 때, 저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이 구구단이 탄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12 나누기 3 앞에서 아이가 손가락을 꼽기 시작한 것입니다. "삼사 십이"를 1초 만에 말하는 아이가, 12 나누기 3은 하나씩 세어서 풀고 있었습니다. 곱셈과 나눗셈이 아이 머릿속에서 완전히 남남이었던 것입니다. 이 글은 그 둘을 연결해준 과정의 기록입니다.

구구단이 완벽한데 나눗셈이 안 되는 이유

아이를 관찰해보니 원인이 보였습니다. 아이에게 나눗셈은 "새로 배우는 세 번째 계산"이었습니다. 더하기, 곱하기 다음에 나오는 처음 보는 기호. 그래서 곱셈 실력을 가져다 쓸 생각 자체를 못 하고, 매번 바닥부터(하나씩 세기) 풀고 있었습니다.

어른에게는 12÷3이 자동으로 "삼 몇이 십이?"로 번역되지만, 이 번역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누군가 연결해줘야 합니다. 교과서에도 곱셈과 나눗셈의 관계가 나오긴 하는데, 아이는 그 페이지를 "또 하나의 배울 것"으로 지나쳤던 모양입니다.

바둑돌로 같은 장면을 두 방향에서 봤습니다

연결 작업은 구구단을 잡을 때 쓰던 바둑돌을 다시 꺼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바둑돌 12개를 4개씩 3묶음으로 놓고, 먼저 익숙한 질문부터 했습니다. "3묶음에 4개씩, 전부 몇 개야?" 아이는 바로 "십이!"라고 답합니다. 이건 곱셈이고 아이 세상입니다.

그다음 같은 바둑돌을 그대로 두고 질문만 뒤집었습니다. "12개를 3묶음으로 나누면 한 묶음에 몇 개야?" 아이가 답합니다. "4개." 그때 말해줬습니다. "방금 그게 12 나누기 3이야. 너 나눗셈 이미 할 줄 아는 거야." 같은 장면을 앞에서 보면 곱셈, 뒤에서 보면 나눗셈이라는 것. 새로 배울 게 아니라 이미 아는 것의 거꾸로라는 것. 아이 어깨에서 힘이 빠지는 게 보였습니다.

말버릇 하나: "삼 몇이 십이?"

연결을 굳히기 위해 문제 푸는 말버릇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나눗셈 문제를 보면 소리 내서 곱셈 질문으로 바꿔 말하는 것입니다. 12÷3을 보면 "삼 몇이 십이?" 하고 말한 다음 구구단에서 답을 꺼냅니다. "삼사 십이, 그러니까 4!" 처음 일주일은 매번 소리 내서 했고, 지금은 속으로 합니다. 손가락 세기는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구구단이라는 이미 있는 자산에 나눗셈을 얹은 것뿐인데, 푸는 속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하나 더: 나눗셈의 두 가지 뜻

나눗셈에는 사실 뜻이 두 개 있습니다. 12÷3은 "12개를 3명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한 명이 몇 개?"(나눠주기)일 수도 있고, "12개를 3개씩 묶으면 몇 묶음?"(묶어 담기)일 수도 있습니다. 답은 둘 다 4지만 장면이 완전히 다르고, 문장제에서는 이 구분이 안 되면 헷갈립니다.

이건 쿠키 12개로 잡았습니다. 간식 시간에 한 번은 세 식구에게 나눠주게 하고, 다른 날은 3개씩 봉지에 담게 했습니다. 같은 12÷3인데 하는 행동이 다르다는 걸 손으로 겪고 나니, 문장제에서 "나눠주는 문제야, 묶는 문제야?"라고 물으면 아이가 구분해서 답하게 됐습니다.

Q. 나머지가 있는 나눗셈은 어떻게 접근하나요?

A. 같은 방식의 연장이었습니다. 13개를 3묶음으로 나누면 4개씩 나누고 1개가 남습니다. 바둑돌로 직접 해보면 나머지는 설명할 것도 없이 눈에 보입니다. "남은 1개를 어떻게 할까?"라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그게 나머지 개념의 전부였습니다.

Q. 구구단이 아직 안 되는 상태면 어떻게 하나요?

A. 그 경우 나눗셈 진도를 잠깐 멈추고 구구단부터 채우는 걸 권합니다. 나눗셈은 구구단이라는 사다리를 딛고 올라가는 계산이라, 사다리 없이 오르면 하나씩 세기로 버틸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구구단을 뛰어 세기로 잡은 과정은 따로 기록해두었습니다.

마무리

나눗셈이 안 되는 아이에게 필요한 건 나눗셈 문제를 더 푸는 게 아니라, 이미 가진 곱셈과 연결해주는 다리였습니다. 바둑돌 한 판, 그리고 "삼 몇이 십이?"라는 말버릇 하나. 아이가 나눗셈 앞에서 손가락을 꼽고 있다면, 새 연산을 가르치는 대신 "너 이거 이미 할 줄 알아"부터 보여주시길 권합니다. 그 한마디가 저희 집에서는 단원 하나를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