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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약수와 배수를 어려워하는 이유, 용어부터 꼬여 있었습니다

7월 26, 2026

약수와 배수는 초등 고학년 수학에서 아이들이 처음으로 "용어 때문에" 넘어지는 단원이라고 합니다. 저희 아이도 그랬습니다. 계산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습니다. "6은 12의 약수야, 배수야?"라고 물으면 계산은 다 해놓고도 약수와 배수 중 뭘 말하는지에서 막혔습니다. 두 단어가 머릿속에서 뒤엉켜 있었던 것입니다. 이 글은 그 엉킨 용어를 그림 두 장으로 풀어준 기록입니다.

계산이 아니라 용어가 문제였습니다

지켜보니 아이가 어려워한 건 나눗셈이나 곱셈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약수'와 '배수'라는 한자어가 아이에게는 뜻 없는 소리였고, 둘 다 곱셈·나눗셈과 관련 있다 보니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계속 헷갈렸습니다. 여기에 '약수의 배수', '공약수', '최소공배수'까지 얹히니, 아이 입장에서는 비슷하게 생긴 단어들이 우르르 쏟아진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용어를 외우게 하는 대신, 각 단어가 가리키는 장면을 손으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뜻을 몸으로 겪으면 이름은 저절로 붙는다는 걸, 이전 단원들을 지나오며 배웠기 때문입니다.

배수: 이미 아는 '뛰어 세기'였습니다

배수부터 잡았습니다. 1부터 30까지 적힌 수 배열표를 펴고 "3씩 뛰어 세면서 그 칸을 색칠해봐"라고 했습니다. 3, 6, 9, 12... 색칠이 끝나자 아이가 먼저 알아챘습니다. "이거 3단이랑 똑같은데?" 맞습니다. 3의 배수는 곧 구구단 3단이자 3씩 뛰어 세기입니다. 새로 배우는 게 아니라 이미 아는 것에 '배수'라는 이름표를 붙인 것뿐이라는 걸 색칠하면서 몸으로 확인했습니다.

"배수는 그 수를 계속 더해가며 만드는 큰 수들"이라는 감각이 생기니, "3의 배수는 3보다 크거나 같다"는 것도 설명 없이 이해했습니다. 색칠한 칸이 전부 3보다 뒤에 있었으니까요.

약수: '딱 맞게 담기는 상자'로 잡았습니다

약수는 조금 더 손을 썼습니다. 바둑돌 12개를 주고 "이걸로 남는 것 없이 직사각형을 만들어봐"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한 줄로 12개(1×12), 두 줄로 6개씩(2×6), 세 줄로 4개씩(3×4), 네 줄로 3개씩(4×3)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5개씩, 7개씩으로는 아무리 해도 남거나 모자란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때 정리해줬습니다. "12개가 딱 맞게 담기는 줄 수랑 개수, 그러니까 1, 2, 3, 4, 6, 12가 바로 12의 약수야. 5나 7은 딱 안 맞으니까 약수가 아니고." 약수를 "나눠떨어지는 수"라고 말로만 배우면 추상적인데, 딱 맞게 채워지느냐 남느냐를 눈으로 보니 아이가 확실히 잡았습니다. 이후로 약수는 "상자에 딱 맞게 담기는 수", 배수는 "그 수로 뛰어 세며 커지는 수"로 구분하게 됐습니다.

헷갈림을 없앤 한 문장

두 그림을 다 해본 뒤, 아이 스스로 만든 구분법이 있습니다. "약수는 그 수보다 작거나 같고(12를 담는 조각이니까), 배수는 그 수보다 크거나 같다(그 수로 커지니까)." 완벽하게 엄밀한 정의는 아니지만, 6이 12의 약수인지 배수인지 헷갈리던 아이가 "6은 12보다 작으니까 약수!"라고 스스로 판단하게 된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나머지 엄밀함은 학년이 올라가며 채워지면 됩니다.

Q. 공약수, 최소공배수까지 한 번에 가르쳐야 하나요?

A. 저희는 약수와 배수 각각이 확실해질 때까지 그 위 개념은 미뤘습니다. 약수도 헷갈리는데 공약수를 얹으면 더 엉킵니다. 12의 약수와 18의 약수를 각각 상자로 만들어본 다음, 두 상자에 공통으로 나오는 수를 찾는 식으로 넘어가니 공약수도 손으로 이어졌습니다. 순서를 지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Q. 수 배열표나 바둑돌 말고 다른 교구가 필요한가요?

A. 필요 없었습니다. 배수는 달력으로도 됩니다. 달력에서 3씩, 7씩 짚어가며 배수를 찾는 놀이가 오히려 실생활 감각을 줬습니다. 약수는 바둑돌 대신 동전이나 젤리로 해도 똑같습니다. 중요한 건 교구가 아니라 아이가 직접 배열해보는 행동이었습니다.

마무리

약수와 배수에서 헤매는 아이는 계산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두 단어가 가리키는 장면을 아직 안 본 경우가 많았습니다. 배수는 수 배열표에 색칠하며 뛰어 세기로, 약수는 바둑돌로 딱 맞는 상자를 만들며. 그림 두 장이면 엉킨 용어가 풀렸습니다. 아이가 "약수랑 배수 중에 뭐였지"에서 막힌다면, 정의를 다시 읽히기 전에 색연필과 바둑돌부터 꺼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