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평가 시험지를 받아온 날, 아이가 틀린 문제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거 나 아는 건데.”
집에서는 비슷한 문제를 풀었던 터라 저도 처음에는 시험이라 긴장해서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시험에서도 같은 말이 나왔습니다. 아는 문제를 왜 시험에서만 틀리는지 확인하려고, 이번에는 시험지에 표시된 오답 여덟 개를 아이와 다시 살펴봤습니다.
다시 풀어보니 모두 같은 이유로 틀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개념을 몰랐던 문제도 있었지만, 문제를 다르게 읽거나 숫자를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가 더 많았습니다.
여덟 문제를 다시 풀고 틀린 이유를 적었습니다
아이가 다시 문제를 풀 때 정답만 확인하지 않고, 처음 시험에서 왜 다른 답을 썼는지 물었습니다. 저희가 나눈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개념이나 풀이 방법을 몰랐던 문제 2개
- 문제에서 묻는 내용을 다르게 읽은 문제 3개
- 계산 과정에서 실수한 문제 2개
- 풀이의 답을 답란에 잘못 옮긴 문제 1개
문제를 잘못 읽은 경우에는 ‘모두 몇 개인지’를 묻는 문제와 ‘몇 개 더 많은지’를 묻는 문제를 혼동했습니다. 답을 옮겨 적다 틀린 문제는 풀이 과정에는 맞는 숫자가 있었지만 답란에는 다른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여덟 문제 중 여섯 문제는 문제를 더 많이 푼다고 바로 해결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개념을 몰라서 생긴 오답과 확인 과정에서 생긴 오답에는 다른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다시 봐”라고 했지만 아이는 무엇을 볼지 몰랐습니다
그전에도 문제를 다 풀면 검산하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시험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훑고는 다 봤다고 했습니다. 부모가 말하는 검산과 아이가 생각하는 검산이 달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검산해”라는 말 대신 실제로 확인할 곳을 정했습니다. 문제에서 무엇을 구하라고 했는지, 계산할 때 숫자를 제대로 옮겼는지, 나온 답이 계산상 맞는지를 보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문제집을 풀 때마다 제가 옆에서 순서를 말해줬습니다. 익숙해진 뒤에는 아이가 혼자 표시하고 확인하게 했습니다.
문제를 읽은 뒤 무엇을 구하는지 표시했습니다
문장제에서는 ‘모두’, ‘남은’, ‘차이’, ‘몇 개씩’처럼 답을 결정하는 표현에 표시하게 했습니다. 단어만 찾고 끝내지 않고 “이 문제에서 구해야 하는 게 뭐야?”라고 한 번 말해보게 했습니다.
문제를 다 푼 뒤에는 표시한 부분과 자신이 쓴 답을 비교했습니다. 모두의 수를 구하라고 했는데 차이만 계산했거나, 남은 수 대신 처음 수를 답으로 적은 경우를 이 과정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표시하는 것 자체를 귀찮아했지만, 자기 실수를 직접 발견한 뒤부터는 왜 확인해야 하는지 조금씩 받아들였습니다.
문제의 숫자와 풀이에 쓴 숫자를 비교했습니다
세로셈으로 옮겨 적은 숫자와 문제에 나온 숫자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비교했습니다. 27을 72로 바꿔 쓰거나, 풀이에서 나온 답과 답란의 숫자가 다른 경우를 찾는 과정입니다.
모든 계산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에 나온 숫자, 계산식에 옮긴 숫자, 마지막 답란을 차례로 보는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문제를 풀 때마다 연습하기 쉬웠습니다.
계산 문제는 반대 계산으로 확인했습니다
계산 실수가 있었던 문제는 반대 계산으로 답을 확인했습니다. 뺄셈에서는 나온 답에 빼준 수를 다시 더해 처음 수가 되는지 봤습니다. 나눗셈에서는 몫과 나누는 수를 곱하고, 나머지가 있다면 나머지까지 더해 처음 수가 나오는지 확인했습니다.
나눗셈과 곱셈의 관계를 함께 연습한 경험이 있어서 아이가 이 방법을 낯설어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모든 문제를 다시 계산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계산 과정이 길거나 답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문제부터 확인했습니다.
검산은 시험 직전에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문제집을 풀 때부터 같은 방식으로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문제를 다 푼 뒤 한꺼번에 검사하려 했지만, 아이는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보기를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한 문제를 풀고 짧게 확인한 뒤 다음 문제로 넘어가게 했습니다.
채점도 가능한 날에는 아이와 함께했습니다. 답을 맞히는 것보다, 채점하기 전에 스스로 발견한 실수가 있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시험에서 검산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보다 집에서 같은 행동을 여러 번 해보는 편이 도움이 됐습니다.
두 달 뒤에는 습관성 오답이 줄었습니다
두 달 뒤 받아온 단원평가에서는 세 문제를 틀렸습니다. 다시 확인해보니 두 문제는 풀이 방법을 몰랐고, 한 문제는 확인 과정에서 놓친 실수였습니다. 이전 시험에서는 여섯 문제였던 문제 읽기와 계산·옮겨 쓰기 실수가 한 문제로 줄었습니다.
시험 범위와 난이도가 달랐기 때문에 단순히 점수만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시험지를 보며 “아는 건데 억울하게 틀렸다”고 말하는 문제는 이전보다 줄었습니다. 틀린 문제 중 무엇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지도 더 분명해졌습니다.
마무리
아는 문제를 시험에서 반복해서 틀렸을 때 처음에는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답을 나눠보니 개념 부족, 문제 읽기, 계산 실수, 답 옮겨 쓰기가 섞여 있었습니다.
저희는 공부량을 바로 늘리지 않고 아이가 자주 놓치는 곳을 확인하는 순서를 만들었습니다. 문제에서 구하는 것, 옮겨 적은 숫자, 계산 결과를 짧게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문제집을 추가하기 전에 최근 시험지의 오답을 이유별로 나눠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정말 모르는 문제와 알고도 놓친 문제를 구분하면, 무엇을 다시 공부하고 어떤 습관을 연습해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